흥덕 수기책방

참여노인수기<38년 차 공무원 출신의 노인일자리 보람> - 박연숙 참여자

38여년의 오랜 공직생활을 큰 대가없이 마무리를 하였다. 1년이라는 사회생활 준비기간이라는 공로 연수를 명받았다. 정말 치열하게 열심히 군민과 시민을위해 이한몸을 바쳤다. 공로 연수시작 처음 1개월이라는 시간은 정말 꿈같은 시간이었다. 코로나시절이라 지친몸과 마음을 달래며 먹고 늦잠도 자고 나만의 여유를 부렸다. 현직에 있을때는 나는 일하는것이 좋았고, 하루라도 쉬는날이면 마음이 편치가 않고 몸이 더 아픈것 같았다. 막상 1개월을 쉬니 2개월째부터는 무기력과 우울감이 밀려왔다. 아침에 일어나면 갈 곳이 없어 창밖을 내다보며 저 사람들은 저렇게 바쁘게 움직이며 출근하는데 나는 왜 이러고있나 하는 자괴감이 수없이 밀려왔다.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평생교육원에 등록을하여 제과제빵 기능사자격증과, 커피바리스타자격증을취득하여 나름 사회에 적응하며, 자격증시험에 도전과 실패를 거듭하며 시간은 흘러 갔다. 평소 한식요리에 관심이 있는 나는 특히 사찰요리를 배우고 싶어서 지견스님의 사찰요리반에 등록하여 요리를 배우며  즐겁고 행복하게 수료를 하였다. 어느정도 시간이 흘러 1년간 공로 연수를 마쳤다. 뿌듯함과 보람된 알찬 시간이었다. 그런데, 이젠 정말 내가 직장이라는 끈이 없어져 갈 곳이 없다는 허무함과 허전함 내가 쓸모없는 인간이 된것처럼 나락으로 곤두박질친 느낌, 빈둥지증후군이라는 증상이 쓰나미처럼 밀려와 마음을 잡을 수가 없었다. 

하반기를 넘길 시점에 몇시간 만이라도 규칙적으로 일 할 수 있는 곳이 없나하고 여기저기 정보를 알아보던중 용기를 내어 직장관할이었던 상당시니어클럽을 방문하였다 사회복지사선생님의 친절한 상담과 안내를 받았는데 좀 마음이 편하고 든든했다. 시니어 일자리가 공공형과 사회서비스형으로 나뉘는데, 주민등록상 65세이상은 공공형 나처럼 젊은 시니어는 사회서비스형인데 사회서비스형은 일자리가 많치가 않단다. 지금은 일자리가 없고 등록만하고 연말쯤에 다시 방문하여 내년거 신청을 해야 한단다. 시니어클럽을 처음 방문했을때 사회복지사 선생님이 호칭을 부르는데 어르신 어르신 하는데 내자신이 어색하고 민망하여 어쩔줄을 몰라 했던 기억이 있다. 물론 지금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지만 이젠 수긍을 해야 되지 않을까 나 자신과 타협중이다. 그리고 연말쯤 은행업무지원사업 신청을 하고 몇개월쯤 후 면접을 보고 기다리는데 합격이 될까하는 초조함에 마음이  조마조마 하였다. 얼마 후 합격을 하였다는 선생님의 전화를 받고 너무 기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알고보니 대단한 경쟁력을 뚫고 합격을 하였다. 처음 시행하는 사업이라  신청자가 몇백명이었단다. 30명이 오전 오후  3시간씩 근무하였다. 드디어 나도 사회의 일원이되어 몇시간 이라도 근무하고 일할 수 있다는거에 감사함을 느꼈다. 누군가에게 보탬이되고 봉사할 수 있어서 즐겁고 감사한 일자리 였다. 젊은시니어들이 너무 많이 신청을 하였지만 떨어져서 갈 곳 없는 젊은시니어들이 많음을 온몸으로 실감하였다. 마음이 답답하다.

2년의 시간이흘러 지금은 흥덕시니어클럽에서 청주공항서포터즈로 활동하고 있다. 처음에 흥덕시니어클럽 홈페이지를 방문하여 클릭을 한순간 시니어 일자리표가 한눈에 볼 수 있게끔 확 보이는데 정말 감동에 감동을 받았다.  시니어들을 배려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읽을 수가 있었다. 얼마 후 흥덕시니어클럽을 방문하여 쭈뼛거리고 있는데 사회복지사선생님이 반갑게 맞아주면서 친절한 안내와 설명으로 할 수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어서 무사히 접수를 할 수 있었다. 역시 흥덕시니어사회복지사 선생님들은 다르시구나 참 감사함을 마음으로 느꼈다.

청주공항 시니어서포터즈사업이 올해 처음으로 하는 사업이란다. 전국에서 세번째로 흥덕시니어클럽에서 신규사업을 계획해서 시니어 일자리를 만드셨단다. 하나하나 개척하고 협의하고 추진하자니 얼마나 힘드셨을까, 선생님들의 노고가 눈에 보인다. 얼마나 어렵고 힘든 사업을 탄생하기까지 노력을 하셨을까 쬐~끔은 알 것 같다. 시니어들의 일자리를 하나라도 더 만들어서 한사람이라도 더 일할 수 있게끔 만들어주신 열정과 노고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우리 충청북도 청주시의 자부심과 긍지, 하늘과 땅의 대관문인 청주국제공항이 있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청주공항시니어 서포터즈의 합격으로 설렘과 기대감, 불안한 마음으로 근무를 시작하였다. 40명이 4개조로 10명씩 조를 나누어 각자의 자리에서 근무를 시작하였다. 나는 3조로 오후1시부터 4시까지 국내선 키오스크 주변 안내를 맡았다. 처음 접해보는 업무라 내가 과연 잘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과 염려를 안고 근무에 투입되었다. 평소 키오스크등 컴퓨터등 기계는 어려움 없이  조금 하던터라 수월하게 하였다.

전국각지에서 각자 여행의 설렘과 사연을 갖고 청주공항으로 몇시간씩 달려 온다. 자식들이 부모님 여행을 보내 준다든가 가족여행, 형제자매, 지인모임, 출장, 연인여행등등. 한번은 70대의 어르신이 도와달라길래 도와 드렸드니 자기가족의 사연를 말씀하신다 친정 남동생이 다 성장한 자식을 교통사고로 잃어버려서 하늘이 무너지는 큰 슬픔을 겪었단다. 그래서 누나가 추진하여 상심한 남동생 부부를 위로 하기위해서 자매들과 함께 제주도여행을 간다고 하시며 눈물을 보이신다. 나도 사연을 들으며 눈물이 흐른다. 얼른 눈물을 감추며 감정을 누른다. 부모는 죽으면 산에다 묻지만 자식은 평생 가슴에 한이 되어 묻는다고 한다.

대부분의 고객들은 도와드리면 고맙다고 연신 감사하다고 표현을 해주신다. 참 보람을 느낀다. 어떤 분은 고맙다고 사탕과 초코렛을 몆알씩 주신다. 사양해도 손에 쥐어주신다. 반면 키오스크에서 한참을 머뭇거리고 있는것 같아서 다가가서 도와드릴까요?하면 나도 할 수 있다고 화를 내시는 분들도 있다. 그럴때면 속상할때도 있지만, 대부분 많은 분들이 시니어 서포터즈분들이 대단한 활약을 하신다며 칭찬을 해주신다. 보람과 자부심을 느낀다. 또한, 외국인들도 청주공항에서 제주도를 많이 여행가기 때문에 키오스크 앞에서 왔다갔다 당황하며 서 있으면 다가가서 무엇을 도와드리냐고 물어보고 짧은 영어 실력으로 때론 파파고라는 앱을 활용하여 적극 해결해 주고 할 때 땡큐 땡큐를 외치며 연신 감사의 표현을 할때 뿌듯하고 보람을 느낀다. 나도 예전에 해외여행을 갔을 때의 당황하고 불안했던 기억이 지금도 가끔 생각난다. 아찔한 기억으로...

내 건강이 허락하는 한 하루하루 열심히 근무하고 봉사하고 싶다. 하지만, 일하고 싶어도 젊은 시니어들은 갈 곳이 없다. 많은 일자리가 생겨 날마다 몇시간씩이라도 희망하는 시니어들은 일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해주었으면 좋겠다. 우리 젊은시니어들의 바램이 꼭!!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끝으로 흥덕시니어클럽 선생님들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조건에도 열과 성의를 다해 배려해주시고 사랑을 듬뿍 주셔서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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